나의이야기

아픈 자식이기에 더 마음 아픕니다.

오비도제일장로교회 2011. 3. 29. 11:03

 

하나님께서 저희 가정에 딸과 아들, 이렇게 둘, 귀한 선물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큰 애는 지금 7살, 그리고 둘째는 이제 막 두돌을 지났습니다. 가끔씩 이 아이들을 생각할 때면 마음 한구석 어딘가 가슴 아련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딸이 태어나고 이런 저런 바쁜 삶속에서 그 애는 매형과 누님의 손에 맡겨져 길러져야만 했습니다. 둘째 녀석이 태어나기 전까지 누님의 손에서 길러졌으니 거의 4-5년이나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커야 했습니다.

 

그리고 그 애가 6살이 되어서야 미국으로 다함께 이주해 오면서 저희 부부가 돌보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보니 저희 부부 기억속에 큰 애의어렸을 적 기억은 거의 없습니다. 남들이 말하는 한창 재롱 피웠을 2-3살 이쁜 모습의 기억이 전혀 없습니다. 그래서 인지, 딸에게는 왠지 살갑게 대하기보다 엄할 때가 많이 있습니다. 가끔 아이를 야단 친 후, 혼자 자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미안한 맘과 함께 가슴 한구석 측은함 때문에 속으로 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언제가는 이 아이가 컸을 때, 제 마음을 이해해 주어야 할텐데 말입니다.

 

그리고 둘째가 태어났습니다. 아들이라는 기쁨이 얼마나 컸는지 모릅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기다렸던 아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왜 그리 기다렸냐구요? 아들이 태어나면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았습니다. 아이랑 농구도 같이 하고, 야구도 하고, 같이 캠핑도 가고 싶었습니다. 뭐 딸 애랑도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아들이 좋았습니다. 그냥.....^^

 

그런데 그 기쁨이 일주일도 체 가지 못했습니다. 아이가 태어난 후 6일째 되던 날, 병원으로부터 아이에게 심각한 유전병이 있음을 전해 들었기 때문입니다. 아이의 생명이 위험하다는 말을 듣고 부랴부랴 응급실로 달려 가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 아들을 병원에서 데리고 나온 그날 저녁, 겨우 생후 일주일밖에 되지 않은 아이를 안고 참았던 울음을 마침내 터뜨리고야 말았습니다.

 

한동안 엉엉 울었습니다. 남들 얘기로만 생각했던 것이 저희 가정에서 현실로 나타났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었습니다. 아들이 태어난 1년 후까지도 인정할 수 없어서, 첫돌이 지나자마자 의사에게 다시 정밀검사를 하자고 하였습니다. 혹시나 아들에게 새로운 변화가 있기를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검사결과가 나왔습니다. 여전히 전과 다를 바 없이 아이에게는 병색이 그대로 있었습니다.

 

그제서야 전 지금까지 받아들이지 못했던 아이의 병을 현실로 받아들였습니다. 물론, 지금 아들은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러나 가끔 아주 가끔 아들을 생각할 때면 눈물이 많이 납니다. 저렇게 천진난만한 아이가 이제 장성한 후 남은 자신의 삶을 부모의 도움이 없이 어떻게 혼자 살아갈지.....

 

그래서 둘째는 첫째보다도 더 마음이 짠합니다. 근데 여러분 이것 아십니까? 하나님도 우리를 이렇게 짠하게 여기신다는 것을 말입니다. 아픈 병을 가지고 있기에 노심초사하며 아이를 돌보는 부모 마음처럼 하나님도 죄로 인해 고통받는 우리를 눈물로 지켜보시고 우리가 돌아설 때까지 기다리시고 보호하시고 바른 길로 인도하신다는 것을 말입니다.

 

이것이 복음이라는 것입니다.